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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 한산한 마요르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과 근거리에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 원조 츄러스 맛집, 산히네스(San Ginés)

     스페인 마드리드의 담배꽁초

    패키지 여행 6일차 2024. 12. 21. 이른 아침에 마드리드에서 스케줄에 없던 츄러스 원조를 맛보고 기분 좋게 마요르 광장을 걸어가고 있었다. 현지 가이드가  " 여기 꽁초도 있고, 지저분하죠? " 라고 하는데, 꽁초를 보지는 못했다. 그런데 또 참 지저분하다는 말을 계속 하시는데, 나는 특별히 그런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가이드분은 자녀교육을 위해 한국의 안정적인 공기업을 그만 두고 이민 온지 20년이 넘은 업계 베테랑이었다. 이런 분이 그렇게 말하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마드리드 시에서 청소부를 대량해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근로자들이 "우리에게는 가족이 있습니다."라는 플레 카드를 내걸고 시민들에게 "쓰레기를 광장에 버려달라."는 캠페인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호소에 시민들이 호응을 해서 결국 해고된 청소 근로자들이 복귀를 하였고, 광장에 꽁초를 버리는 것이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재미있기도,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면서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 수 없지만 그냥 그 소통 방식과 호응, 사회적 합의...라는 이상적인 단어들이 떠올랐다. 경제적 효율성 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하는 노동에 대한 존중이 있는 현장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게 가능할 수 있었던 대화와 소통이 궁금했다. 

     

    그래서 찾아보니, 2013년 마드리드의 대량해고와 파업으로 인한 광장의 쓰레기를 보도하는 기사를 발견했는데, 가이드님에게 들은 캠페인과 시민들의 호응에 대한 내용을 찾을 수는 없었다. 

     

    스페인의 노사관계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궁금증이 계속 생기는데, 기사 검색으로는 그 이상의 정보를 찾기 힘들어서 좀더 깊은 리서치가 필요하다. 

     

     알함브라궁전 앞 시위

    마드리드로 넘어오기 전에 돌아본 알함브라에서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목격했다. 

    알함브라 궁전은 사전에 반드시 예약을 해야 궁전 안 화려한 인테리어를 감상할 수 있다.

     

    예전에 알함브라 궁전을 다녀온 사람들은 사전 예약 없이 둘러보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요즘은 전세계 건축 공부하는 학생과 여행자들이 몰려와서 사전예약이 3달 전에 모두 마감되어서 패키지 여행자는 궁전 내부 입장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가이드 말씀으로는 그렇게 장사가 잘되는데 왜 임금은 안 올려주냐고 시위를 하는 거라고 한다. 프랑스나 미국에서 시위를 하면 불을 지르고 폭동이 일어나는 뉴스를 접해서인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축제 분위기의 임금인상 시위가 신선했다. 시위대는 사진에 보이듯이  30여명도 안되는 인원이었다. 이를 취재하는 방송 카메라와 기자도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인원이 시위 인원 전부이고, 모자이크 처리로 잘 안보이지만 모두 웃으며 즐거운 분위기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전혀 심각하거나 비장한 시위가 아니었다. 평화 시위는 대한민국 전유물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